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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튠즈 일본 계정을 통해서 보았는데 (JCB 카드가 있다면 국내에서도 결제 가능), 여러모로 위험 (27세 여선생과 15세 남학생이라..) 한 설정이긴 하지만 매우 설득력 있는 전개를 통해서 그런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서로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은 채로 서로를 알아다가 후반부에 항상 보던 그 장소가 아닌 곳에서 만날 때에는 이미 관계가 정리된 상황. 따라서 신주쿠교엔의 그 장소는 두 사람에게 있어서 나이와 직업과 입장을 초월해서 서로를 솔직하게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 - 즉 제목 그대로의 언어의 정원 - 이 아닌가 싶다. 45분여의 짧은 러닝타임이라 유려한 이미지만 보다 지나갈 가능성도 높은데, 사실 이 시점 이전의 이야기 (유키노 선생님이 왜 학교에서 일하기 어려워졌는지, 타카노가 왜 구두장인에 흥미를 갖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후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초속 5cm 에서 보여 주었던 유려한 영상미를 다시한번 보여 주는데, 신주쿠에 많이 갔었고 교엔에도 방문한 경험으로는 아 일본에서 비오는 날의 모습은 그런 것이지 하면서 다시 느끼게 해 준다. 이 감독은 초속 5cm 에서도 그랬지만 왜인지 전철 내지는 전차의 모습을 매우 리얼하게 그려 주는데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지만. 가령 유키노 집 신에서 벽에 비치는 물그림자는 정말 인상적이다) 신주쿠역에서 야마노테센을 타 본 사람은 어떤 느낌일지 이해할듯.

유키노의 편지에는 2014년 2월자로 되어 있다. 그때쯤 겨울을 테마로 해서 속편을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

p.s. 성덕들에게는 이리노 미유와 하나자와 카나가 주인공 역이라는 것만으로도 보고 싶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