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Where Microsoft Went Wrong

최근의 서피스 RT의 실패와 더불어 생각나는 것은 MS의 주력 컨슈머 제품 중 하나인 윈도우가 과연 터치 기반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일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럴 거라 믿고 많은 리소스를 쏟아부은 것 같지만 그 결과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오는 사람들 수 만큼이나 미미하다다고 본다 (최근에 미국 곳곳에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가 -- 주로 애플스토어 근처에 -- 생겼지만 사람은 여전히 애플 스토어에 북적인다. 뭐 당연하겠지만).

문제는 20여년간 키보드와 마우스 위주로 짜여진 프로그램이 그렇게 쉽게 터치 기반으로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거다. 파괴적 혁신의 예를 들지 않아도 이건 어렵다. 윈도우 사용은 즉 인터넷 사용 (브라우저, 온라인 비디오), 오피스 (MS오피스, 아웃룩), 서버(여기선 제외)등등으로 나누어진다고 볼 때, 보통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커버하지 못하는 분야는 바로 오피스이고 결국 윈도우 태블릿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MS오피스군이 어떻게 터치에 대응하는지를 보게 될 텐데 일전 MS스토어에서 만져본 서피스의 오피스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메뉴를 터치 가능하게 된 정도이고 리본 인터페이스는 그대로이고...

결국 윈도우8에서 컨슈머 OS를 터치 기반으로 재정비하려는 MS의 시도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MS가 잘 했던 점은 OS보다는 좋은 사용자 소프트웨어 (오피스, 비주얼 스튜디오, 포토샵, IE. 그리고 아무거나 설치할 수 있는 자유 등)으로 사용자를 사로잡았던 것인데 현재까지는 MS의 주요 소프트웨어 중 어느것도 터치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되거나 바로 이거다! 할 정도로 바뀐게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인데, 제일 중요해 보이는 MS오피스를 터치에 맞게 탈바꿈하는 문제에서는 이건 처음부터 무리가 있는 도전이라 본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 어느것도 컨텐츠 '생성'에는 적합하지 않다. PC + 윈도우나 PC + 맥OS는 컨텐츠 '생성'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는 정밀한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터치로 가는 순간 현재로서는 컨텐츠의 정밀한 생산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하면 철저히 MS의 선택은 '컨텐츠를 즐기는 쪽'과 '컨텐츠를 만드는 쪽'을 나누는 수 밖에 없다. 즉 터치 위주의 '컨텐츠를 즐기는 쪽'과 키보드+마우스 위주의 '컨텐츠를 만드는 쪽'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조이패드 기반의 '게임'이 들어가게 되므로 (MS의 XBox 게임 비지니스를 생각한다면 당연하다) 결국 세가지 인터페이스에 맞추어 서로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MS는 이외에 키넥트를 통해서 동작인식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가장 앞서 있다. 따라서 애플/구글 진영에 대해서 차별화를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과감히 터치를 버리고 (또는 부가 기능으로 전락시키고) 동작인식을 기반한 모바일 디바이스 (현재까지는 PC나 XBox 같이 고정된 디바이스에서만 지원 하지만)으로 가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가령 구글 글래스 같은 것은 만들되, 음성 인식 기반이 아니라 동작 기반으로 명령을 수행 한다든가, 스마트폰을 만들되 터치도 되지만 그 위에서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것으로 명령 수행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본다.

어찌 되었든 현재까지의 통합 OS전략 및 터치 위주 전략은 더 이상 가망이 없어 보이고...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PC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다시 부활할 가능성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