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효우게모노 완간.

사진은 1권.

1월에 나온 것 같은데 이제 보았다. 만화 전체를 일본어로 본건 이게 몇번째 되긴 하는데 이건 현대어가 아니라 특히 어려워서 (전국시대물임. 시마즈가는 사투리가 심해서 그런지 그냥 뱀꼬리처럼 표기하는 일도 있지만) 고생하긴 했는데 정발이 이제 5권인가 그럴테니 완간될지도 불분명하고...

전에도 쓴적 있는것 같은데 이 책은 특히하게도 전국시대물이지만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같은 유명한 다이묘나 기타 유명한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다도 등 예술을 좋아하는 스키모노(数寄者)인 전국무장 후루타 시게노리 (만화에서는 관직명을 따라서 오리베라고 주로 부르지만)가 주인공이다. 무력은 0에 가깝지만 센리큐 등의 예술인을 만나면서 자신 안에 숨겨진 예술에 대한 탐구와 심미안 (그리고 욕심)을 뜨게 되면서 센리큐 사후에 최고권력자 밑에서 다도를 포함한 예술 전반을 관장하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전국시대의 여러 주요 사건을 따라서 적절히 만화같은 상황으로 펼쳐진다. 오리베는 실존 인물이고 실제 다도의 권위자이기도 하므로 픽션같은 넌픽션으로 볼 수 있겠다.

오리베는 오다 - 도요토미 - 도쿠가와 3대를 모두 섬기지만, 여기서의 인간 관계는 권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스키모노인가 아닌가 (즉 예술을 이해하는가)로 결정이 된다. 전국무장 중에도 다도나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일이 주로 벌어지는데, 최고권력자를 따르기도 하지만 그들과 양보할 수 없는 것들 (주로 예술 관련)로 대립하기도 한다. 특히 대립하는 것이 초반의 히데요시, 이시다 미쯔나리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와의 갈등은 결국 오리베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25권의 후루타의 마지막 장면 (실제로도 모반 혐의로 할복)은 아무래도 넌픽션이지만 애초에 노부나가의 죽음이 매우 판타지스러웠는지라 그냥 실소로 넘어갈 수 있을듯. 근데 오리베는 매우 지고의 예술을 추구한다기 보다 (그점이 스승인 센리큐와 다은 점) 해햑이 결합된 B급 예술 (작중에서는 을)을 추구하는지라, 격식 중심이기 보다는 재미 중심으로 예술을 보다 보니 작중에서 여러모로 좌충우돌을 벌이는데 그 점이 이 만화의 재미있는 점이다.

다도가 주 소재이고 전국시대 후반부 약 50년을 다루다 보니 임진왜란 등도 어느정도 묘사가 되는데 (황윤길, 김선일과 만났을 때의 에피소드 및 이순신 등장 등) 아무래도 당시에 조선에서 온 다기를 최고로 치는 만큼 흥미있는 묘사들이 몇 있다.

넌픽션인만큼 실제 인물및 관련 에피소드들이 계속 나오는데 약간 궁금해서 찾아보면 정설은 아닌 것들을 채용한 것이 많아서 이걸 역사책의 관점으로 보면 안되지만 또 그렇다고 아주 황당한 걸 갖다 붙이지는 않았으니 그점이 아슬아슬한 매력이라 볼 수 있다. 가령 노부나가가 자살인지 암살인지,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살아남았는지 아닌지 등등.

전국무장과 다기의 관계는 사실 게임 노부나가의 야망 무장풍운록을 하면서 처음 접했는데 (게임 내에 다기가 아이템으로 등장하고 하사하면 충성심이 팍팍 오른다. 종종 리큐 선생이 다녀가기도 하고) 그래서 알지 못했으면 아마 읽지 않았을 것 같은 작품.

p.s. 25권 띠지를 보면 실사화 예정이라고 한다. 보통 일본 애니를 실사화하면 그닥 품질이 좋지 않았던게 사실인데 이건 애초에 대하드라마 스타일로 하면 나름 괜찮을듯.